Paul Festa, Ina Fried (ZDNet Korea) |
2004/10/19 원문보기 |
모든 상황이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S는 웹브라우저를 포기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밝혔다.
MS가 웹브라우저의 선구자 격인 넷스케이프를 따돌리고 업계의 선두자리를 차지한 이후에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인터넷 익스플로러(IE)는 기능이나 외형면에서도 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비판자들은 MS가 브라우저 기술을 손에 넣고 기능을 확장시키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소멸시키려 한다며 이는 미리 예견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MS는 IE 차기판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다보니 업데이트가 늦어질 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만약 MS의 계획대로라면 IE는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브라우저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다고 해도 새로운 기능은 MS의 차기 운영체제인 롱혼에서 밖에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IE의 업그레이드판을 사용하려면 새로운 운영체제로 바꿔야 하므로 결국 MS에게는 대규모 신규 수요만 가져다 주는 셈이다.
MS의 윈도우 클라이언트 플랫폼·문서 팀 담당부장인 마이클 워런트는 "MS가 IE에 어떤 투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우리 팀은 과거 3년 반 동안 브라우저 개발에 매진해왔다. MS는 결코 IE를 단념한 것이 아니다. 브라우저 시장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며 실제로도 그렇다"고 말했다.
웹 개발자나 인터넷 사용자들이 한결같이 MS가 브라우저를 등한시 한다는 의구심을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MS는 2001년 8월을 마지막으로 IE의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중단한 상태다. 이후 2003년 여름에 매킨토시 전용 브라우저 개발을 중지한 이후 IE의 단독 프로그램 출시는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달 출시한 서비스팩2(SP2)의 일부로 보안기능을 보강한 IE를 발표하긴 했지만 이것은 윈도우XP 사용자들에게만 해당된다.
과거 IE는 각종 표준을 따른 브라우저로 사용자들의 환영을 받았지만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브라우저로 웹 개발자들의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CSS(Cascading Style Sheets)와 PNG(Portable Network Graphics)같은 기본적인 웹 기술의 표준조차 지원하지 않으며 탭브라우징과 같은 인기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것도 사용자들의 불만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런 비난에 대해 MS는 IE는 윈도우의 기능중 하나일 뿐 독립된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들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윈도우의 차기버전인 롱혼이 출시되면 웹브라우저의 기능을 각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해 새로운 컴퓨팅 환경이 제공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자믈온(Xamlon)의 CEO 폴 콜튼은 "MS는 리치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클라이언트쪽으로 이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믈온은 MS가 롱혼에서 채용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개발툴을 공급하고 있다. 콜튼은 "그들이 지배하고 있는 것은 데스크톱이지 인터넷이 아니다"고 말했다.
수익의 대부분을 윈도우 운영체제와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에 의존하고 있는 MS는 웹브라우저가 비지니스에 위험요소가 될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하지만 몇 년전 컴퓨터 업계와 금융권에서는 신기술로 무장한 웹과 브라우저가 등장하면서 MS의 주요 비지니스 모델인 운영체제와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웹메일 등 일부 분야에서는 이런 가능성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이를 미리 예상한 MS는 1997년에 핫메일을 인수하기도 했다.
어찌보면 MS는 과거 넷스케이프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도 모른다. 넷스케이프는 한때 웹브라우저 시장의 85%를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대단했다. 이에 MS는 스파이글라스(Spyglass)를 인수해 IE로 만들고 이후 넷스케이프를 독점 금지법 위반으로 재소해 세력을 약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해서 MS는 IE로 브라우저 시장의 95%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비록 MS도 독점 금지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브라우저의 존폐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비판자들은 법정 안팎에서 MS의 브라우저 시장 독점이 '혼잡-확장-소멸'의 단계를 거치고 있으며 이는 웹으로부터 계속되되는 위협들을 무력화 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MS는 브라우저 기술을 업계 표준 이상으로 확장해 웹 개발자들이 스스로 사이트를 업계표준이 아닌 IE에 맞추도록 했다. 그 결과 IE 이외의 브라우저는 주요사이트를 지원할 수 없게 되고 IE는 독점도 유지되 온 것이다.
IE를 버려라
MS는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 표준을 지원할것을 주장하는 웹 개발자들의 공격을 지금까지 잘 견뎌왔다. 이들 개발자들은 IE 대신 모질라 재단의 파이어폭스와 같은 표준에 근거한 브라우저를 사용할 것을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미정부의 비상컴퓨터대응팀(CERT)을 비롯한 보안 전문기관들이 IE의 보안상 위험성을 경고함에 따라 IE는 점점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CERT는 최근 윈도우 XP의 SP2가 보안문제를 크게 향상시켰다고 밝혔지만 윈도우 사용자 절반은 XP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으면 SP2를 사용할 수 없다.)
IE가 아닌 다른 브라우저를 선택하고 있는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일부 웹사이트 통계에 따르면 MS의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웹 전체에서 IE의 이용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IE의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없는 상태에서도 MS는 IE의 시장점유율이나 소비자들의 이용수준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레드몽크의 애널리스트 스테판 오그래디는 "MS가 브라우저를 등한시 해온것은 사실"이라며 "파이어폭스나 모질라나 주목을 끌고 있는 것에도 불구하고 MS는 여전히 자사 점유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것은 소비자들 때문이다. 그들은 브라우저를 바꾸는 대신 구글툴바와 같은 기능을 추가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MS의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야는 자사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시장이다"고 말했다.
MS는 기업과 소비자 컴퓨팅의 양쪽에서 브라우저의 영향력을 약하게 만드는 윈도우 기반의 시스템에 유리한 웹 베이스 기술 개발에 온갖 노력을 쏟고있다.
한 예로 MS는 롱혼에서 브라우저로 실행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실행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 MS는 지난 2003년 10월 있었던 개발자 회의에서 롱혼의 데모프로그램을 아마존닷컴의 통해 시연하게 했다. MS가 롱혼에서 제공한 아마존의 카메라 샵은 아마존의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면서도 기존의 점포보다 훨씬 상호작용이 뛰어나고 사용이 편리하도록 설계돼 있다.
각 기업들은 MS의 새로운 그래픽 엔진 '아발론'이나 XAML(Extensible Application Markup Language)을 사용함으로써 인터넷상의 데이터 교환을 쉽게하는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이런 애플리케이션들은 단독으로 또는 브라우저 안에서 실행이 가능하지만 윈도우가 운영체제인 컴퓨터에서만 작동된다.
MS의 워런트는 "2001년 아발론의 개발 착수 당시, 우리는 애플리케이션이 브라우저 내에서 또는 밖에서 실행된다는 구분조차 없애려고 했다"고 말했다.
워런트는 MS가 대부분의 웹사이트들이 브라우저 없이도 열람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치는 않는다고 전했다. 뉴스, 주식, 쇼핑 등 웹상에서 가장 이용빈도가 높은 정보들은 롱혼에서도 브라우저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대신 MS는 데스크톱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한층 더 간단하게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법을 찾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워런트는 밝혔다. 또한 포토 사이트인 오포토가 이미 실행하고 있는것처럼 고객의 컴퓨터 상에서 몇개의 추가 소프트를 실행시키고 싶어하는 웹기업들도 지원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자믈온도 기본적으로 MS와 같은 구상을 갖고 있다. 엑스암론은 롱혼의 발매에 앞서 자체 XAML의 출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자믈온의 XAML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은 브라우저 내에서도 실행이 가능하지만 현재는 윈도우와 IE에서만 지원이 가능하다. 콜튼은 이런 방식이 MS에게 뿐만 아니라 소비자나 기업고객들에게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MS도 이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워런트는 "MS는 인터넷을 소유하려 하는것이 아니다"며 또한 지금까지의 방침을 모두 버리고 아발론에 모든 여력을 쏟아부을 생각은 더욱 없다고 전했다.
물론 표준에 근거한 브라우저를 탑재한 OS는 모두들 비슷하기 때문에 소수의 인터넷 기업들에게 윈도우 전용 툴을 제공하는것 만으로 충분히 윈도우는 성공할 수 있다.
브라우저의 위협
한편 OS가 처리하는 업무를 브라우저가 대신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됐지만 구글이 종래의 검색이나 이메일에 국한돼있던 사업범위를 브라우저나 인스턴트 메신저(IM)에까지 확대해 윈도우 탑재와 상관없이 이용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최근 더욱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콜튼은 "구글같은 업체가 브라우저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플랫폼 상에서 이용 가능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면 가능성이 없는것도 아니다"며 "그것이 현실화 된다면 MS는 다시 넷스케이프와 브라우저 전쟁을 벌이던 시절로 돌아가게 되는 셈이다"고 말했다.
워런트는 앞으로 오피스나 오토캐드와 같은 프로그램도 OS의 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컴퓨터 상에서 간단하게 동작하게 될 것이라며 크게 염려하지 않는 눈치다. 그는 "그러나 그것은 아직 비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MS가 IE의 업그레드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오그래디는 MS가 아발론이나 XAML에 역점을 두면 롱혼이 계획대로 성능을 발휘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IE의 비중도 줄어들 것이라며 과연 IE에 MS가 얼마만큼 투자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 MS가 IE를 등한시하는데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나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MS가 IE에 탭브라우징과 같은 새로운 기능을 조금이라도 추가한다면 지금 상황과 같은 비난은 면할수 있었을 것"이라며 "기술적인 부분에서 걸림돌이 있다고 해도 MS같은 거대기업이 왜 그것을 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굳이 결론을 내리자면 브라우저가 MS에게 그다지 중요한 플랫폼이 아니라고 보는 편이 나을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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